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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서점에는 '작가님'이 계셔요

문체부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 전국 서점 16곳 선정

2026.06.04 정책기자단 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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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보다 우리 동네 지역 서점에서 올린 카드뉴스를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기획 교정 교열 상담소'였습니다. 글 쓰는 일은 좋아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던 터라 단번에 눈길이 갔습니다. 카드뉴스 하단에는 "글을 쓰다 보면 혼자서는 막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잠깐 같이 앉아 이야기 나누는 시간. 기획과 교정 교열 상담을 시작합니다."라는 문구가 꼭 저에게 건네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글쓰기 '교육'이 아닌 '상담'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저 없이 상담을 신청한 뒤, 관련 정보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내 문학 상주작가 지원사업 안내(캡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누리집 내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 안내

기획 교정 교열 상담소는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동네 서점과 해당 공간의 상주 작가가 기획,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서점과 도서관, 문학관 등에 작가가 일정 기간 머물며 창작 활동과 주민 대상 문학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단순히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문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6년 문학 상주작가 지원사업 전국 서점 16곳 선정(출처=문학상주작가 공식 블로그).
2026년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 전국 서점 16곳 선정 (문학상주작가 공식 블로그)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은 2017년 공공도서관 중심으로 시작했다가 현재 문학관, 서점까지 확대돼 지역 문학 생태계를 촘촘하게 채우고 있는데요. 2026년 도서관은 67개소, 문학관은 15개소, 서점은 16개소가 선정된 상태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와 '2026 인생독서×인생서점'에도 선정된 군산 한길문고.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와 '2026 인생독서x인생서점'에도 선정된 군산 한길문고 (본인 촬영)

그중 제가 사는 군산시의 한 서점도 문학상주작가 운영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바로 2025년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로 선정된 '한길문고'입니다. 한길문고는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사람을 잇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함께 추진하는 독서 문화 사업 '2026 인생독서x인생서점'에도 선정돼 지역을 대표하는 서점으로 활발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형 문화시설이 아닌 지역의 서점에서 매달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열리고, 독서 모임이 진행되며, 상주 작가까지 함께하고 있다고 하니 더 가고 싶어졌습니다. 기획 교정 교열 상담 예약이 잡힌 지난 16일, 직접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서점 입구 사람들이 남긴 흔적과 누군가의 생각이 오가는 전시물.
서점 입구 사람들이 남긴 흔적과 누군가의 생각이 오가는 전시물 (본인 촬영)

서점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남긴 흔적(문장 공유)과 누군가의 생각이 오가는 전시물이 가득했습니다. 서점 안쪽 교육장에서는 한창 그림책 작가의 강연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책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담을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낯설지 않고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지역 서점에서 그림책 작가의 강연 진행.
지역 서점에서 그림책 작가의 강연 진행 (본인 촬영)

잠시 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상주 작가를 직접 만났습니다. 미리 보내놓은 제 글을 함께 읽어보며 문장의 사실관계, 단락 구성, 맞춤법 확인 등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필로 적어놓은 첨삭은 작은 표시 하나에도 글을 세심하게 읽어준 흔적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글을 평가받는 자리가 아닌 쓰는 사람의 고민을 함께 들여다봐 주는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군산 한길문고 상주작가에게 상담 받은 교정교열 내용.
군산 한길문고 상주 작가에게 상담받은 교정 교열 내용 (본인 촬영)

군산 한길문고 박햇님 작가는 "어디까지나 첨삭은 글을 더 잘 다듬기 위한 과정일 뿐, 글 쓰는 즐거움까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역 상주 작가로 참여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글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저도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많이 채우게 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26 한길문고 박햇님 상주작가의 저서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26 한길문고 박햇님 상주 작가의 저서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본인 촬영)

기획 교정 교열 상담소를 시작으로 박햇님 작가는 올해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나만의 서사' 찾아 쓰기, 얼리버드 독서 모임, 한길 동네 영화제, 5인 5색 편집자 특강, 2인3각 독후 활동 등 책과 글을 매개로 오는 11월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할 예정입니다.

직접 책을 고르고 계신 군산 한길문고 박햇님 상주작가.
직접 책을 고르고 계신 군산 한길문고 박햇님 상주 작가 (본인 촬영)

문학이라는 것을 잘은 모르지만, 지역의 상주 작가를 만나면서 꼭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누군가와 '대화'와 '상담'을 이어갔던 것처럼 편하게 다가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지역 주민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문학을 만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꽤 괜찮은 정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서점 '갈'만한 이유가 정말 풍성합니다.

☞ (보도자료) 월 240만 원 지원하고 집필 시간까지 보장, 문학상주작가 100여 명 공모

박영미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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