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격수기는 공무원 수험생활 중 느낀 소회(1회)와 구체적인 과목별 공부방법(2회, 5.29 게재 예정) 등으로 나눠 게재합니다.
♣ 공무원 시험의 응시 동기
‘많은 꿈을 꾸며 달리던 나의 20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으로 귀결되다.’
나는 20대에는 꿈꿀 자유가 있고 특히나, 앞으로 수십 년을 일할 직업을 정함에 있어 충분히 나의 흥미와 적성, 능력 등을 고려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찌하다 보니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그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시야를 넓게 가지며 천천히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나의 대학시절과 20대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부딪혀 볼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다.
대학시절 나에게 심하게 꽂혀 나의 삶을 뒤흔들었던 말 한마디는 한비야 씨가 신문 칼럼을 통해, 책을 통해 많이 이야기한 ‘가슴 뛰는 삶을 살자’라는 말이었다. 그 말 자체가 내 가슴을 뛰게 했고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 내 가슴이 뛸까?’하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친구들이 스펙 쌓기, 시험 준비, 취업 준비 등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나의 생각은 혼자서 다른 곳을 헤매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나는 나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적어도 20대를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 일’을 찾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대학시절 스리랑카로의 의료선교 활동, 인도, 네팔, 태국으로의 배낭여행, 독일에서의 워크캠프 참가,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로의 배낭여행, 국가청소년위원회 주관의 정부간청소년교류활동으로 베트남에 파견 등의 활동을 했으며, 국내에서는 대학생경제교육봉사활동, NGO에서의 인턴활동 등을 했다. 그러한 활동을 한 이유는 그것들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부터 시험 준비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기업 취업에는 관심도 없이 그러한 활동을 하는 나를 보면서 주변 친구들, 어른들은 별종을 보듯 했다. 그러면서 사실 나의 꿈은 국제무대에서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됐다. 특히나 유니세프(UNICEF) 같은 어린이를 위한 기금을 모으고 지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동안 국제기구 취업에 엄청난 관심이 생겨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그 길이 매우 좁고 무엇보다도 당시의 나의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그래서 일단 국제기구에서의 활동은 먼 미래, 죽기 전에 잠깐이라도 이루고 싶은 꿈으로 미루고 그 꿈으로 가기 위한 중간과정을 찾는 것으로 타협을 보기로 했다.
그것을 찾기 위한 나의 방황은 다시 시작됐다. 어찌 보면 남들이 많이 하지 않을 고민들을 스스로 짊어지고 했던 때였던 것 같다. NGO 단체에 취업, 국제회의 기획사로 활동하는 것, 공기업 중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취업하는 것 등 많은 대안을 생각하고 시도해 보기도 하면서 접근하려고 해 봤지만 무언가 충족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계속해서 의문을 던지던 와중에 ‘공무원’이라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됐다.
공무원은 그동안 왜 생각하지 않았는지? 사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공익적인 일을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내가 떠올리는 공무원은 고작해야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일 자체가 도전적이지 않고 매력이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고려대상 자체가 아니었다. 그런데 공무원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걷고 실제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공무원이 있으며 그 중에서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국가직 공무원의 경우에는 매우 도전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도 내가 그토록 열망하는 국제기구에의 파견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도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큰 혜택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이러한 생각까지 미친 것이 28살이던 2010년. 어찌 보면 늦은 나이일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에게 길을 찾아가도록 선물한 20대가 아직은 다 가지 않았기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기로 했다. 목표는 국가직 7급. 이유는 나에게 있어 공무원 시험에 지원하는 동기가 공익을 위해 일하면서도 도전적이고, 앞으로 발전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판단에서 지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7급으로 정한 이유는 나 스스로, 또 부모님과 한 약속이 30세 전에는 이 모든 방황을 끝내기로 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최대 30세까지는 시험 합격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행시는 합격까지 평균 5~6년, 7급은 평균 2~3년으로 판단). 이리해, 2010년 나의 수험 생활이 시작됐다.
♣ 2010~2011년, 기본 다지기
1. 합격시기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계획을 세우자.
2010년 초에 공부를 시작하면서 반 년 공부하고 첫 시험에 합격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가끔 인터넷 카페 등에 1년 내 합격했다는 수기를 보긴 했지만 솔직히 믿기지 않았고 설령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합격자 중 매우 소수의 사람에 해당되는 얘기일 텐데 처음부터 그런 극소수의 사례에 맞춰 수험계획을 세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잡은 목표는 ‘합격자의 평균’이었다. 그래서 나는 혹시 1년 반 공부 후 2011년에 합격한다면, 붙더라도 컷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 조금 더 공부해서 2012년에 합격한다면 그 보다는 높게 합격하지 않을까 예상해서 최종 목표를 2012년 시험의 합격으로 잡았다.
2. 공부장소·방법
이 시기에는 집, 도서관, 동네 독서실에서 공부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시행착오가 있다고 생각된다.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초반에 집에서 했는데 성격상 사람들이나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온전히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도서관이 버스 타고 20분+도보20분 거리에 있어서 그 곳에 다녀보기도 했는데 오가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자리 맡는 것, 사물함 이용 등 불편한 점이 많아서 크게 효율적이지는 않았다. 그나마 동네 독서실 다닌 시기가 제일 나았던 것 같고 아침 8시 또는 8시반~ 밤 11시 정도까지 공부하면서 나름 분투해서 응시했지만 작년 시험에 컷에서 4점차 정도로 떨어졌다. 입때껏 각 과목별로 기본서 1권, 기출문제집 1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 같고 무엇보다도 시험 직전 막판 정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3. 2011년 시험 응시 이후~연말:불합격 요인 분석&약점 보충
2011년 시험에서 가장 크게 불합격 요인으로 작용한 과목이 경제학이었다. 50점을 맞았는데 나로서는 매우 큰 충격이었다. 그 요인을 생각해 봤을 때 경제학을 문제 많이 풀지 않고 기타 암기과목처럼 핵심개념 등을 이해, 암기하고 있으면 문제가 풀릴 거라 생각하고 다른 암기과목 공부방법과 비슷한 방법으로 공부한 것이 패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학이 이론 학습과 문제풀이 2과목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래서 기본강의(김판기 교수님)를 다시 들으며 교수님이 시키는 대로 서브노트를 열심히 작성하면서 이론을 다시 다지고 새해부터 문제풀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다져 놓았다.
또 하나 기본강의를 다시 들은 과목은 국사였다. 국사 점수는 실전 시험에서나 모의고사를 푸나 망하는 것도 아니지만 찜찜한 점수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아직 국사에 자신감을 얻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해 다시 강의를 듣기로 했다. 기본 강의는 오태진 선생님 강의로만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듣는 것이었다.
♣ 대망의 2012, 약속의 시간-노량진
1. 막판 승부수 띄우기, 수험비용 조달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에게 약속한 시간이 됐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 시험 패인을 생각했을 때 ‘전반적으로 분위기 파악을 못 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행정직 7급에 뛰어들어 공부하는, 특히나 합격권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확실히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나름 만족하는 공부를 한 것이 전반적인 패인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같이 일반행정직 7급에 도전하는, 특히나 합격권에 가까이 가 있는 사람들과 공부하면서 수준을 맞춰 가야겠다고 생각, 노량진에 가서 국가직까지의 나머지 7개월을 ‘죽어보자’하고 결심했다.
나이 들어 수험 공부하는 것도 미안해서 부모님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었지만 그래서 더더욱 나머지 7개월을 위한 승부수가 필요했다. 앞의 기간에는 수험 비용의 일부분을 공부 시작 전 어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하면서 모아 놓았던 돈으로 충당했지만 그 마저도 진작 바닥났고 노량진에 나가서 공부하게 되면 또 경제적인 부분이 걸리는 상황이어서 고심 끝에 부모님께 대출을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부모님은 어떻게든 본인들이 대주겠다고 하셨지만 오히려 그렇게 대주시는 돈으로 하면 내가 더 부담스럽고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았고 대출을 받아서 ‘내가 대출까지 받아서 공부하는데 떨어지면 절대 안 된다, 대출한 돈은 합격해서 내가 벌어 갚는다’라는 생각으로 배수진을 쳐 놓고 공부하겠다는 각오가 있었기 때문에 강력하게 부모님을 설득해서 결국 마지막 기간 수험 비용에 충당할 돈을 대출 받아 노량진에 자리를 잡았다.
2. 스터디에 합류하기
노량진에 처음 오게 된 의도대로 나에게는 함께 공부할 동지들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것도 합격권에 근접해 있는 동지들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또 하나 생각한 조건은 7급 과목의 국어, 영어 제외한 과목들을 함께 시험 때까지 순환하며 정리해 가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며칠을 찾아 헤매던 중 내가 바라던 스터디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스터디의 모집 글에는 ‘2011년 국가직 시험 컷에서~-5점 이내이신 분, 나이는 28세 이상, 시험 때까지 과목 순환(ox방식)’이었다. 정확히 원하던 스터디라는 생각에 연락해서 면접 아닌 면접까지 본 후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나의 기대대로 작년 시험에서 한, 두 문제 차이로 떨어지신 분들이 있었다. 나는 그 스터디에 문 닫고 들어간 만큼 열심히 해서 이 분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합격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하기로 했다.
2012년 시작부터 7월 국가직 시험까지 전반적인 스케줄은 스터디 사람들과 함께 정하는 회독 계획에 따랐고 스터디는 주5일 진행됐기 때문에 개인 공부의 대부분도 스터디 진도에 맞춰 공부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애초부터 지방직 시험에 관심을 갖지 않아서 지방직 시험은 접수를 하지 않았고 오로지 국가직 7급에 초점을 두고 달리는 것이 목표였다.
3. 스터디 방식
대표 문제집을 과목별로 하나씩 정하고 대략적으로 3주-2주-1주로 회독할 때마다 기간을 줄여가는 것을 목표로 돌려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1월부터 경제학 3주(15회)-행정법 3주-국사 3주-행정학 3주-(헌법은 내가 합류하기 전인 11년 말에 돌림)-다시 경제학 2주 등으로 돌아갔다.
문제집을 회차에 맞게 나눠 진도를 짜면 각자 OX문제 10문제씩 내 와서 본인 문제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문제를 풀고 그 날 그 날 1등과 꼴찌를 선정, 꼴찌는 벌금 1000원, 과목별로 합산해 1등을 가장 많이 한 사람에게는 자그마한 선물 증정의 방식이었다. 방식도 방식이지만 무엇보다도 스터디 사람들 모두가 합격에 대한 열망이 남다른 사람들이라 매일 매일이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4. 매일의 공부 스케줄
아침에 독서실에 가서 오전 시간에는 국어와 영어를 공부했다. 그리고 점심 먹고부터 스터디 진도에 맞춰 공부한 후 OX문제를 출제해 저녁에 하는 스터디에 참여해 문제 풀고 리뷰하고 나머지 시간에 보충하는 식으로 했다. 그래서 하루에 세 과목 정도씩 공부했고 시험이 가까울수록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과목 수가 늘어났지만 3~4월 달까지만 해도 하루에 세 과목을 주로 본 것 같다. 하루에 스톱워치로 찍어 순 공부시간 평균 10시간을 목표로 했고 그렇다고 그것에 너무 구애받지는 않으려고 노력했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조금 덜 했으면 다른 날 조금 더 보충해서 평균을 맞추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하려고 했고 시험이 가까워 갈수록 공부시간을 늘려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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