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그림 같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면서 온화하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보낸지라 11월 황금빛으로 물든 풍경은 이때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지난 5일 배우 여진구는 국민의 ‘여행 친구’가 되어 가평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함께 떠났다. 이번 여행은 ‘여행친구 여진구’ 두 번째 편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6월 ‘여행가는 달’에 이어 여행 비수기에도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한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이라는 대국민 캠페인의 일환이다.
아침 7시, 이른 아침부터 추첨을 통해 당첨된 참가자 20명이 밝은 얼굴로 광화문 앞으로 속속 모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커플과 여진구의 팬인 사람, 사진 찍기가 취미인 사람, 가족과 뜻깊은 추억을 쌓고 싶은 자매·모녀 등 저마다의 사연으로 신청했지만 28대 1을 뚫은 기쁨에 모두 설레었다. 참가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친구 여진구를 만나러 아침고요수목원으로 향했다.
출발한 지 1시간여가량이 지났을까, 수목원에 다다르니 파란 하늘 아래 울긋불긋한 단풍과 빽빽한 숲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은행나무 아래로는 핑크뮬리가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꽃과 나무가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빛깔로 뽐내고 있어 참가자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카메라를 눌러댔다.
‘가드닝 클래스’부터 올해 8월 개통한 ‘자라섬 출렁다리’까지
아침고요수목원 입구를 지나 상징목으로 불리는 ‘천년향’이 보이는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클래스하우스’가 나왔다.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조를 이뤄 유리 용기 안에 식물, 흙을 담아 화분을 만드는 ‘테라리움’을 체험하기 위해 준비했다. 준비가 막 끝날 무렵,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여진구가 등장해 자리에 앉아 함께 추억을 담기 시작했다.
저마다의 스타일로 화분을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진구는 “이번에 응모를 통해 여럿이 여행을 와서 새로운 경험을 하니 특별하고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10년째 팬이라는 A 씨는 “믿기지 않는다”며 “꿈만 같고 뜻깊은 여행이 될 것 같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진구와 함께 조를 이룬 B 씨는 “테라리움을 정말 열심히 만드는 모습에 저도 힐링이 됐다”고 말했다. 진구와 참가자들은 가드닝 클래스 후 다양한 테마로 조성된 정원을 둘러보며 자연을 만끽하고 단체 사진도 찍었다.
여행 초반에는 화면에서 봤던 배우가 마치 튀어나와 바로 옆에서 함께 여행을 하니 실감이 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와 여행하듯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눴다. 아침고요수목원 일정을 마치고 가평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현지 맛집에서 잣두부전골을 먹고 북한강의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에서 퀴즈 시간을 가졌다. 전문 MC와 여진구가 직접 진행해 서로 한층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또 참가자들에게 이번 여행 투어가 특별했던 것은 지난 8월 개통한 ‘자라섬 출렁다리’를 함께 걷고 가평에서 경강역까지의 왕복 8km 코스를 ‘전동레일바이크’를 타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취업 준비생 C 씨는 “취업 준비로 지칠 때가 많았는데, 이번 ‘여행가는 가을’ 덕분에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특히 여진구 배우님과 함께 레일바이크도 타고 출렁다리도 같이 건너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웃었다.
진구도 “촬영이나 여행으로 가평을 와봤지만, 오늘 ‘여행가는 가을’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한 곳들은 모두 처음”이라며 “촬영 때문에 여행을 자주 못 가는 편이고 가더라도 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ENTJ(MBTI 유형)인데, 이번 일정이 너무 알차서 치열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환기되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받으면 전국 방방곡곡 여행을 다닐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관광주민증’은 인구 감소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발급하는 관광주민증으로 QR코드를 통해 관람, 체험, 숙박, 식음료, 쇼핑 등 여행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관광주민증 인스타그램(@digitaltourid)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증정, 할인 여행상품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찰나의 순간, 긴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캠페인…“혜택도 풍성”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은 ‘여행 친구 여진구’ 외에도 70여 개 지역 여행상품 할인, 지역 농촌체험 여행상품 할인 등 즐길 수 있는 혜택이 풍성하다. 먼저 미식의 계절을 맞아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가을 상차림 여행’ 등 11가지 주제로 구성한 70여 개 지역 여행상품을 30% 할인된 금액으로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협업한 ‘웰촌 농촌여행상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travelmonth)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행수기 공모전’도 열리고 있다. 전 국민 누구나 9~11월 중 국내 여행을 다녀온 후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안내한 구글폼 링크를 통해 지원 등을 작성 및 제출하고 내달 17일 오후 6시까지 여행수기와 직접 찍은 사진을 전자우편(kto.autumn@gmail.com)으로 보내면 된다. 오는 24일까지 ‘여행가는 가을’ 인스타그램(@travelweek.kto)에서도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한다. 가을 여행의 추억이 가득 담긴 한 컷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커플은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짧은 순간을 긴 추억으로 만들어 줘 뜻깊었다”고 칭찬했다. 특히 “국내 여행 콘텐츠를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알게 돼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겠다”고 전했다.
‘로컬100’ 지역에 숨어 있는 100가지 매력 알려요
지난해 10월 문체부는 지역의 문화 매력을 찾아내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명소(58곳), 콘텐츠(40개), 명인(2명) 등을 ‘로컬100(지역문화매력100선)’으로 선정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수원, 담양·남원, 청주 등 ‘로컬100’으로 선정된 지역을 연이어 방문해 시범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 중이다.
먼저 지역문화 명소로는 ▲지역만의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박물관, 미술관, 복합문화공간, 극장 등 문화시설 ▲지역문화 연계형 상권, 거리, 마을 ▲지역문화 기반의 상품·콘텐츠를 판매하면서 문화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음식점, 숙박시설, 카페 등이 있다. 대표적인 명소는 ‘안동 하회마을’ ‘대전 성심당’ ‘양양 서피비치’ 등이다.
지역문화 콘텐츠로는 지역문화를 토대로 새롭게 창출된 ▲문화·예술·관광 상품 및 브랜드 ▲문화·예술·공연 프로그램 ▲축제 및 이벤트 ▲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 ▲출판·인쇄물·디자인 등이 선정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 ‘남원시립국악단 상설 창극공연’ 등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지역문화 명인은 지역문화예술인과 인물 등으로 ▲대구무형문화재 중 큰 북을 만드는 대고장(大鼓匠) ‘김종문’ ▲평창의 ‘이효석’ 등이 선정됐다.
여진구는 ‘로컬100’ 관련 정보를 듣고 전통적인 축제에 관심을 보였다. 진구는 “국내에 이렇게 숨은 여행지가 많은지 몰랐다”며 “여행 갈 때 축제가 열리면 종종 찾아가는데, 로컬100에 선정된 곳 중 강릉 ‘단오제’, 양주 ‘별산대놀이’와 같은 문화예술콘텐츠는 한번 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행가는 가을’, ‘로컬100’처럼 국내 여행을 소개하는 알찬 이벤트 및 캠페인이 많이 진행되길 바랐다.
진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가평에 와서 보니 한국 관광객보다 외국 관광객들이 많아 국내 여행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면서 “이번 여행 프로그램이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서 지역 곳곳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라고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동참해 국내 여행을 다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