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를 보낸 선배들은 그랬다. 40, 50대는 다시 사춘기가 돌아온 느낌이라고. 물론 내 사춘기는 너무나도 조용히(?) 지나가 아쉽다만.

인생의 반쯤 와서일까.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된다. 주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린 자녀를 둔 친구는 놀아주느라 힘겹다고 했다. 일과 결혼한 친구는 간혹 허무하다고 했다.(내가 보기엔 부럽건만) 뒤늦게 공부에 몰입한 친구는 지나친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또 다른 지인은 제2의 일을 찾고 있다. 

상황은 각각 다르나, 누구나 고민이 있다. 물론 나 역시 그렇다. 문득 사춘기 때가 떠오른다. 그땐 힘들면 책 속에 빠졌던 것 같다. 독서는 가장 빨리 다양한 길을 알려줬다. 다정한 위로를 해주고 즐거운 상상과 강인한 용기를 줬다. 무엇보다 어디서든 책만 펴면 훌륭한 스승과 선배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중장년이 된 지금은 어떨까. 40, 50대는 도서 구매는 많으나 20, 30대에 비해 독서율은 낮다고 한다.(40대 49.9%, 50대 35.7%/ 20대 78.1%, 30대 68.8%) 일 때문에 시간이 없고 다른 매체 및 콘텐츠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사놓고 읽지 못 한 책이 가득하다. 

언젠가 최재천 교수 강연에서 독서가 취미가 아닌 일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렇다. 책은 취미로 하는 게 아니라, 보람찬 일이어야 할 듯싶다. 

2023년은 ‘4050 책의 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책 읽는 문화를 만들고 우리나라 책 문화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매년 ‘책의 해’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 생애주기별로 대상을 선정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책의 해 대상으로 제작된 청소년 추천도서 누리집(https://bookteen.net/)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올해는 사회의 중심이자, 인생에서 가장 활동적인 중장년층이 꿈을 찾고 삶의 기준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당신 꿈에 더 가까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독서로 더 힘을 얻도록 했다. 2월에 열렸던 ‘4050 책의 해’ 출범식을 시작으로 3월 책의 도시 선포식, 4월 세계 책의 날, 9월 대한민국 독서대전 등에 맞춰 즐거운 독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체부는 지역서점의 독서문화 활동을 지원한다. 독서문화 활동 지원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지역서점 누리집 ‘서점온’(https://booktown.or.kr/)에서 확인해보자. 

얼마 전 도서관에서 열린 강의를 듣고 도서관과 관련한 탐방을 다녀왔다. 강의로 듣는 책은 눈이 피로한 내게 꽤 도움이 됐다. 특히 대한제국 황실 도서관인 중명전을 보며, 세월이 흘러도 책은 늘 변함없이 중요하구나 싶었다. 여러 책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시 접하면 좋지 않을까.   

사실 활기찬 중장년이라지만 버거울 때가 더 많다. 그렇게 힘들 때마다 내가 권하고 싶은 건, 책이다. 사춘기, 그때 위로가 돼 준 책, 지금 다시 만나고 싶다. 

책의 해 누리집 : https://bookyear.or.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