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교에서 봄철 안전주간을 맞아 교육시설 안전점검을 시작으로 재난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점검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복잡하던 학교 앞도 회전교차로가 생기면서 교통체증도 줄고,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마음이 놓였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아이들 데리고 안전하게 놀만한 곳을 찾는 부모들이 부쩍 늘었다. 지인을 통해 정부가 인증한 우수 어린이놀이시설 7곳을 알게 됐는데 내가 사는 경남 지역 놀이터도 포함돼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바로 경남 밀양에 위치한 사명대사 연꽃 놀이터다. 아이와 함께 우리 동네 우수 어린이놀이시설을 방문해봤다.
경남 밀양시 사명대사 유적지에 위치한 연꽃타워 놀이터는 사명대사의 호국정신과 애민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저수지와 산속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조용한 시골 동네에 대형 놀이터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주변에 마트와 편의점, 자판기 등이 없어 아이들과 방문할 예정이라면 가벼운 간식과 물을 챙겨 가면 좋을 것 같다.
밀양의 대표 관광지인 연꽃을 형상화한 핑크 타워형 놀이터는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연꽃 놀이터에 담긴 의미도 흥미로웠다. 진흙 속에서도 깨끗함을 잃지 않는 연꽃처럼 험한 세상 헤쳐 나가는 아이들이 순순한 행복과 재미를 느끼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아파트 앞 놀이터와는 규모부터가 달랐다. 가까이서 보니 핑크 우주선 같은 웅장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높이 15m의 대형놀이터로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수칙이 군데군데 적혀 있었다. 연꽃타워 놀이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만 4세부터 12세 어린이만 이용 가능했다. 놀이시설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한 방향으로 기구를 이용하고, 뛰지 말고 천천히 차례를 지키며 이동할 것을 당부했다.
제일 먼저 보이는 놀이시설로 발걸음을 옮겨봤다. 왕거미집 놀이터로 불리는 GSWeb(Giant Spider Web) 놀이시설이 반겨줬다. 계단을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일반 놀이터와는 달리 GSWeb은 마치 거미줄을 친 것 같은 로프를 활용해 아이들의 선택에 따라 놀이의 시작점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다양한 방향에서 5층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도록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며 모험심까지 키울 수 있게 구성돼 있었다. 평소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아이는 2층, 3층, 4층에 위치한 미끄럼틀을 동서남북 다양한 방향에서 오르내릴 수 있어 재미있다고 했다. 오르고 매달리는 과정에서 대근육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미끄럼틀 입구에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군데군데 ‘머리 조심’이란 스티커가 붙어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놀이터 바닥이 푹신하고 탄성이 좋은 고무 재질로 되어 있는 등 안전에 세심하게 신경쓴 점도 눈길을 끌었다. 연꽃타워 놀이터가 만 4세부터 이용 가능한 비밀도 풀렸다. 국제놀이기구협회 기준에 따라 5세 어린이의 머리 둘레, 팔 길이, 키, 몸무게 등에 대한 평균치를 바탕으로 머리와 팔다리 끼임의 기준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대형 놀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한 점 없이 깨끗하다는 점이었다. 아이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수시로 관리해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동안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전국 7개 우수 어린이놀이시설 중에서 폐교를 활용한 울산 큰나무놀이터는 기회가 된다면 아이와 함께 꼭 방문해보고 싶다. 넓은 운동장과 실내를 통합한 짚라인 놀이터를 구성한 것은 물론 기후변화 상시체험도 마련돼 있어 자연 속에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란다.
내가 사는 지역의 어린이 놀이이설 현황을 알고 싶다면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https://www.cpf.go.kr) 누리집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병원 가는 길에 자주 들르던 창원 북면 어린이공원을 검색해봤다. 5개의 놀이기구 설치 일자부터 안전검사 합격 여부, 안전교육 이수 여부, 보험가입 여부, 안전 관리자 지정일자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4월 16일 국민안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국민안전의 날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요즘 전국적으로 산불과 안전사고 뉴스가 나올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사소해 보이는 안전 위험요소가 해결되지 않고 쌓이면 큰 재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안전 위험요인이 있다면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신문고(https://www.safetyreport.go.kr) 누리집과 앱을 통해 신고 방법을 알아두면 좋겠다.
정부가 인정한 우리 동네 우수 어린이놀이시설을 이용해보니 지역의 연꽃 자원과 자연환경을 활용해 모험을 떠나는 여행처럼 꾸며 놓은 점이 아이들의 상상력과 모험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