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이었던 청와대는 2022년 5월 10일부터 누구나, 언제나 방문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었다. 상시 관람뿐만 아니라 설날, 추석 등 명절, 어린이날, 장애인의 날, 봄, 여름, 가을, 겨울맞이 등 특별한 날에 특별한 행사들이 열리곤 한다. 2024년 갑진년 설 연휴를 맞아 ‘용(龍)감한 설날’ 문화행사가 진행되었다.
![설 연휴가 시작된 첫날에도 청와대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1.jpg)
우선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춘추관 2층에서 청와대의 역사·문화·자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 콘서트가 열렸다. 9일에는 안창모 경기대 교수가 ‘청와대의 건축 이야기’를, 10일에는 최태성 한국사 강사가 ‘청와대의 역사 이야기’를, 11일에는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가 ‘청와대의 나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다례 행사 ‘용감한 덕담 나누기’가 진행되어 참가자들이 우리 전통차 문화를 배우고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2024년 갑진년 새해맞이 문화행사, ‘용감한 설날’](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2.jpg)
청와대와 근·현대 건축이 궁금했던 나는 2월 9일 ‘청와대의 건축 이야기’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설 연휴 첫날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 많은 관람객이 청와대를 방문했다. 곧 개방 2주년을 맞이하는데도 여전히 청와대 인기가 식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하기는 나도 벌써 4번째 방문이니…
![뉴스에서만 보던 청와대 기자회견장!](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3.jpg)
4번째 방문 만에 처음으로 내부를 관람한 춘추관은 대통령 기자회견과 언론 취재 본부로 사용되던 곳이다. 청와대 개방 전 뉴스에서 자주 봤던 그곳이었다. 1층에 들어서니 낯익은 배경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들이 취재하던 장소에 정책기자단으로 방문하니 기분이 남달랐다.
![‘청와대의 건축 이야기’를 나누는 안창모 경기대 교수와 김경란 아나운서](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4.jpg)
오후 2시가 되자 김경란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토크콘서트가 시작되었다. 강연자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등을 역임한 건축역사학자이자 보존, 활용 전문가이다. ‘경복궁과 경무대, 그리고 청와대’라는 주제로 잘 알려지지 않은 청와대와 경복궁의 역사적 관계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고려 남경 왕궁 배치 추정 복원도(출처: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5(1).png)
청와대 터는 고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숙종 때 현 청와대 주변 지역에 이궁을 설치하고 남경으로 삼았다. 현재 청와대 터 일부라고 추측한다고 한다. 조선시대가 되자 이궁 남쪽에 경복궁을 건설했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은 고종 2년인 1865년에 중건되었다. 이때 경복궁 북쪽으로 경무대가 조성되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경무대를 비롯한 경복궁 후원 건물들이 철거되고 총독관저가 세워졌다. 이 총독관저는 훗날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되기도 했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경무대라고 불리던 그 일대는 1961년 ‘청와대’라는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
70년대 수출 100억 불을 달성한 한국은 제대로 외국 손님을 맞이하고자 박정희 대통령 때 영빈관을 신축했다. 이후 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은 그 위상에 걸맞게 현재 청와대 본관을 신축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일제강점기 때 경복궁과 경무대 일대(출처: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6(1).png)
청와대와 경무대, 경복궁의 숨겨진 역사도 재미있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최근 들어 건축을 창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건축은 창작품이기보다는 사회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단다. 건물 하나를 짓기 위해 많은 돈과 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회적 상황과 배경 없이는 건물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건물을 잘 읽어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이해한다면 당시 시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고 책보다 더 풍성하고 재밌는 역사를 배울 수가 있다.
![계속해서 청와대가 국민 품에 남기를 바란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2/13/07.jpg)
그런 의미에서 2024년 갑진년 ‘청와대의 건축 이야기’는 값진 시간이었다. 고려와 조선을 지나오면서 왕조와 연결된 궁궐 일대였던 청와대는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 수립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시민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금단의 땅이었다. 그 공간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간 지 2년이 된다. 이제 국민이 그 땅을 밟아 스스로 역사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국민 문화공간이 된 청와대의 상징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직접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누리는 그런 소중한 장소로 앞으로도 쭉 남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다시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빌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