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 아무리 더워도 문화재야행은 못 참죠! 문화재야행에 참여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올해는 지난 5월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열리는 첫 행사인데요, 그만큼 야행의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 새롭고 다양해졌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지역(군산시)은 8월 17일과 18일, 23일과 24일 총 4일간 행사가 열렸는데요, 행사 첫날인 지난 17일 밤 문화재야행이 열리는 근대역사박물관 일원으로 가봤습니다.
역대급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많이 없겠지’라는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들 손에 부채 하나씩을 들고 야행의 거리로 나왔습니다. 한낮 무더위와 에어컨 바람에 지친 사람들은 여름방학 끝 무렵인 아이들을 데리고 모여들었습니다.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행사이다 보니 부모 손을 잡고 온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열 살 딸아이와 함께 매년 이곳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저보다 딸아이가 더 좋아하는 행사이다 보니 매년 방문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에서 시행하는 문화재야행은 문화유산이 집적·밀집된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의 특색있는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야간관람(개방), 체험, 공연, 전시 등 문화유산 야간 향유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야경, 야설, 야로, 야식, 야사, 야시, 야화, 야숙의 ‘8야’를 주제로 펼쳐지는데 아름다운 야간 경관 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과 역사 연계 체험, 음식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우선 종합안내소에서 야행을 알리는 안내자료부터 받았습니다. 역사문화자원을 따라 곳곳에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안내자료 확인은 필수입니다. 올해는 문화유산 발도장 투어라 하여 각 문화유산마다 방문해 스탬프 도장을 받아오는 미션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죠. 모든 도장을 받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딸아이는 더운 기색도 없이 저절로 문화유산을 찾아 발걸음도 가볍게 움직였습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구)군산세관 본관, 장미공연장, 군산신흥동일본식 가옥 곳곳의 문화유산을 들어가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스탬프를 받았습니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문화시설은 한 여름밤 꿀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장미공연장에서는 야광 팔찌를 선물로 주는 가로세로 낱말 퍼즐도 참여했습니다. 가로줄 세 번째 문제는 국가유산을 관리, 보호, 지정, 복원하는 문화재청의 새로 바뀐 이름이었는데요, ‘국가유산청’이라고 알려주며 설명도 해주었습니다. 딸아이는 직접 문제를 풀어보고 모르는 문제는 알아가면서 국가문화유산에서 대해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행사장 처음부터 끝까지 도보로만 1시간 남짓 걸리는 코스에 조금 과장해 100여 가지 넘는 체험거리, 볼거리, 구경거리, 살거리, 먹거리 등이 가득 포진해 있었습니다. 사실 깊이 있게 보려면 하루에 다 구경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페트병 뚜껑 5개를 모아오면 추억의 아이스크림을 주는 행사도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이스께끼’라는 단어가 낯설면서도 친숙했습니다. 야행팀을 이기는 야행마블게임, 나도 독립군 시인이다, 밀수품을 찾아라, 빛으로 보는 근대문화 이야기, 야행 화폐 만들기 등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두루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여름밤을 수놓았습니다.
문화재야행은 전국 36곳에서 열리는데요. 8월에만 15곳에서 행사가 개최됐거나 열릴 예정입니다. 9월에는 옥천, 김제, 순천, 강화, 보성, 고령 대가야, 강릉, 전주, 인천 개항장, 강경, 성북동, 나주, 목포, 익산, 원주, 서울이 준비 중이고, 10월에는 서귀포, 통영, 양주, 여수까지, 5월부터 10월까지 전국의 문화유산이 들썩들썩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는 ‘문화재야행’. 국민들에게 다양한 역사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밤이 되면 새로운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지역의 문화유산에 방문해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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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cha.go.kr/html/yuyu2020/nightTrip/html/main.html)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영미 pym111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