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집을 나선 출근길이었지만 기분은 꽤 좋았다. 몇 주 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유류비가 눈에 띄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자주 들르던 주유소의 가격은 휘발유 기준 리터당 1637원. 얼핏 보면 몇십 원 차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운전하는 국민이 많은 만큼 유류비의 인상과 인하는 여전히 국민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기분 좋게 기름을 가득 채웠으니 남은 일은 안전하게 출근을 마치는 것이다. 지난해 개정된 도로교통법 가운데 하나인 우회전 시 정차 후 보행자가 안전하게 건널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는 규정을 떠올리며, 뒤차의 경적에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교차로마다 속도를 줄여 꼬리물기를 피한 덕분에 출퇴근길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도로교통법은 참 쉽기도, 또 어렵기도 하다. 국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계도 기간이 비교적 길어 적응은 하고 있지만, 미리 알지 못해 피해를 보거나 혜택을 놓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2026년을 맞아 달라진 '도로교통법령'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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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운전면허 취득 및 갱신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2일부터 시행 중인 '찾아가는 도로 연수' 제도는 기존처럼 반드시 운전학원을 방문해야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생이 원하는 장소로 강사가 직접 찾아가 연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운전면허 취득 당시를 떠올려보면 이 제도가 지닌 장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시간과 이동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소 자주 이용하는 도로에서 연수받으며 실제 주행 상황에 맞는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숙련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자신이 실제로 운전할 차종으로 연습할 수 있고 차량 선택의 폭도 넓어져 비용 역시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보인다. 경찰청 역시 유의 사항으로 언급하고 있듯, 불법 연수 가능성이 기존보다 커졌고 보조 브레이크 부재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 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점은 연수자가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실제로 주변 운전면허 학원 몇 곳에 문의한 결과 아직 방문 연수를 시행하지 않거나, 방문 연수가 가능한 강사가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후기를 찾기 어려워, 이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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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갱신에 관해서도 두 가지 변화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운전면허 갱신 기간의 변경이다. 지난 11월 운전면허를 갱신하며 매년 연말만 되면 운전면허를 갱신하려는 대기자가 많아 수 시간을 기다려야 해 갱신 대상자라면 최대한 빨리 면허를 갱신하는 것이 좋겠다는 기사를 작성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역시 서울 기준 최대 8시간 대기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올 만큼 연말 면허 갱신 혼잡 문제는 반복됐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아 맞다!" 운전면허 갱신·건강검진 늦기 전에 바로 지금!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혼잡함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 면허 갱신 기간 변경이 1월 1일부로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기존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였던 면허 갱신 기간이 생일 전후 6개월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공서를 찾는 국민이 연중 분산돼, 연말에도 대기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나 역시 지난해 11월 갱신 당시 약 한 시간을 기다렸던 경험이 있어, 이러한 변화가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느꼈다. 다만 제도가 이미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홍보가 충분하지 않아, 커뮤니티에서 해당 내용을 다시 묻는 글이 적지 않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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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운전면허 갱신 시 실제 운전경력을 검증하는 절차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이른바 '장롱면허' 소지자도 적성검사만 통과하면 7년 무사고 조건으로 2종에서 1종 면허 취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실제 운전경력을 입증한 뒤 적성검사를 거쳐야 1종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개정된다(2026년 3월 19일 시행 예정).
이 변화가 특히 반가운 이유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번 갱신을 통해 1종 면허로 변경했는데, 운전을 꾸준히 해온 사람조차 차폭이 큰 차량을 몰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운전 경험이 없는 상태라면 그 위험성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허점을 보완한 셈이다.
도로교통공단 안내 화면에는 운전경력증명과 관련한 내용이 선제적으로 공지돼 있다. 안내에 따르면 경력증명서 발급이 필요하며, 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해당 서류 발급이 불가능해 경찰서 방문 신청이나 정부24를 통한 사전 발급 후 방문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단순한 인증 절차 하나가 추가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운전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만 더 높은 자격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늦은 개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와 관련해 운전 커뮤니티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으며 "운전은 편의성을 높여주지만,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더 엄격한 법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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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눈여겨볼 변화는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던 약물운전 처벌이 강화될 예정이다(2026년 4월 2일 시행 예정). 기존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으나, 시행 이후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된다.
상습 음주운전 차단과 관련된 법령이 최초로 적용된다는 점도 의미 있는 변화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 제도와 관련한 법은 2024년 10월 25일 개정되었으며, 2년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6년 10월 24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상습 음주운전자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만 조건부로 운전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의 편의성을 높인 방문 도로 연수와 면허 갱신 기간 변경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실제 운전경력검증, 약물운전 처벌 강화, 상습 음주운전 차단 등 안전에 초점을 맞춘 변화들이 더 와닿는다. 운전은 아무리 스스로 조심해도 타인의 행동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안전과 관련된 법령 강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올해 개정된 도로교통법령 역시 국민의 편의와 안전이라는 두 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활의 편리함을 높여주는 운전이지만, 그만큼 책임감과 배려 역시 함께 요구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안전', 배려와 양보의 마음으로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 (정책뉴스) 내년부터 약물운전 처벌 강화…상습 음주운전은 '방지장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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