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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 오길 참 잘했다!

2023.12.06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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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은 중년과 장년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중장년은 연령대로 보면 40세에서 64세까지를 이른다. 내 나이가 중장년이다 보니 중장년이란 단어가 보이면 눈이 번쩍 뜨인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당장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산재한 중장년 내일센터 내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전국에 산재한 중장년 내일센터 내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지난 주말에 또래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아직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은 사무실에서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확연한 세대 차를 실감한다고 했다. 그 말을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우리야말로 낀 세대야”라고 탄식하듯 내뱉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는 나 또한 친구들의 말에 공감했다. 

그런 중장년층을 위해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생겨났다. 그동안 전국 곳곳에 청년과 노년을 위한 문화공간과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었어도 나와 같은 중장년을 위한 문화공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열리는 특강을 수강했다.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열리는 특강을 수강했다.

내가 거주하는 서울에도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있으려나? 전국에 17곳의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있고, 서울에도 두 곳의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있다. 그곳에서 ‘마인드 케어 : 내 마음 먼저 안아주세요’라는 제목의 특강을 들었다. 

특강 시간에 맞춰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으로 향했다. 평일 오후여서 수강생들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널찍한 대강의실을 수강생들이 거의 빈 자리 없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장 혹은 일상복 차림을 한 수강생들의 열기로 대강의실 안이 후끈거렸다. 직원이 특강 시작 전에 잠시 바깥으로 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정도였다. 아마도 한 해 동안 수고한 나 자신을 위로하려는 목적이 큰 게 아닐는지?

평일 오후인데도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열리는 특강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많았다.
평일 오후인데도 특강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많았다.

강연자는 윤대현 교수(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였다. 그는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 그것을 인정하는 게 포인트이다”라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특강의 제목이기도 한 ‘마인드 케어’를 위로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졌다. 윤대현 교수는 미니 브레이크를 언급했다. 나를 위로하는 사람 즉 마인드 케어를 하는 사람은 멘탈 브레이크를 잘 밟는다면서 말이다. 여기에서 브레이크(break)는 휴식을 의미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번아웃이 올 수 있다. 번아웃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누구든 열심히 살면 건망증이나 무기력감이 생기면서 때론 심신이 지칠 때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번아웃 상태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가스라이팅한다. 분주하게 보내는 하루의 일과 중에서 미니 브레이크를 걸어준다면 건강하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그게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꽃일 수도 있다. 

특강을 수강하는 중장년층은 지금껏 살면서 자신을 위로한 적이 드물었다고 한다.
특강을 수강하는 중장년층은 지금껏 살면서 자신을 위로한 적이 드물었다고 한다.

윤 교수의 특강을 수강하면서 문득 소확행이 떠올랐다. 소확행은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다. 일본 출신의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행복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이라고 정의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일상에서 잠깐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데 위로가 될 수 있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열리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문자로도 안내받을 수 있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열리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문자로도 안내받을 수 있다.

특강이 끝난 뒤 한 수강생을 인터뷰했다. 59세인 김철수(가명) 씨는 올해 6월에 명예퇴직한 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특강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지금 시점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저에게 꼭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수강했습니다. 문자 안내를 받고 이곳에 와서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 공간을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한다.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을 방문해서 혼자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을 방문해서 혼자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전국에 중장년 청춘문화공간 17개소가 문을 열었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은 중장년 내일센터 내에 있다. 중장년 내일센터는 중장년 재취업 지원기관이다. 중장년만을 위한 전용 문화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인문·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은퇴를 앞둔 중장년이 자신의 인생 2막을 멋지게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5월 31일 부산에서의 개소식을 시작으로 전국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강연, 탐방, 캠프 등 인문·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과거 정부의 일자리 지원 중심 중장년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현재 중장년 계층이 처한 사회적 특성이나 문화, 심리·정서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보완하고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를 실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중장년 청춘문화공간’ 사업에 참여한 중장년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12월 23일(토) 오후 4시, EBS1에서 다큐멘터리 ‘다시, 청춘’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을 방문해서 여럿이 음료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서울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특강이 끝난 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을 살펴봤다. 건물 3, 4층에 조성되어 있었다. 3층은 창가에 기다란 책상을 배치해서 종이책이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4층은 여럿이 앉아서 음료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중장년층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회원으로 등록하면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의 벽면에 '여기에 오길 참 잘했다."라는 글이 있다.
벽면에 ‘여기에 오길 참 잘했다’라는 글이 있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은 중장년층인 내게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여기에 오길 참 잘했다’라는 확신이 든다. 이런 공간이 생겨서 위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다음에 친구들을 만나면 이곳을 모임 장소로 정해야겠다. 물론 구하려는 자에게 열려 있는 곳이다. 집 주변에 있는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의 문을 두드려보자. 

중장년 청춘문화공간 : https://youthculture.kr/front/




윤혜숙
정책기자단|윤혜숙
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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