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0명을 기록하며 소폭 반등했지만, 저출산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대통령 직속 의제로 격상하고, 대통령이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아 범정부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한 설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현실에 닿기 시작했다. 세금 공제부터 돌봄 시간, 아동수당 수급 연령, 일·가정 양립까지 아이를 가진 가정의 일상 곳곳에서 지원이 달라지고 있다.
정책브리핑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정부가 올해 본격 확대 시행 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 월급에서, 세금에서 돌려받는다…세제 지원 혜택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가정의 실질 소득을 높이기 위한 세제 개편이 올해 1월 1일부터 동시에 시행됐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다. 기존에는 자녀가 몇 명이든 '근로자 1인당 월 20만 원'까지만 세금이 면제됐다. 올해부터는 기준이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으로 바뀐다. 6세 이하 자녀가 두 명이면 월 40만 원, 세 명이면 월 6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사에서 보육수당을 받는 다자녀 직장인이라면 연말정산에서 체감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도 자녀 수에 따라 올라간다. 자녀 한 명당 50만 원씩 추가되며 자녀 2인 이상 시 최대 100만 원까지 상향된다. 다만 총급여 7000만 원 초과자는 자녀당 25만 원씩, 2인 이상 최대 50만 원 한도다. 적용기한도 3년 연장됐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에는 새로운 혜택이 생겼다. 초등 2학년(만 9세 미만)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 교육비가 15%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공제 한도는 연 300만 원이다.

◆ 더 오래, 더 두텁게…아동수당·야간돌봄 확대
국가가 아이의 성장을 책임지는 기간이 길어지고, 돌봄의 빈틈도 좁아진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이 기존 만 8세 미만에서 만 9세 미만으로 확대됐다. 아동수당법이 지난 3월 20일 개정됐고, 4월 24일부터 지급이 시작됐다. 기존에 수당이 끊겼던 2017년 1월생~2018년 3월생 아동 43만 명은 1~3월분을 소급해서 한꺼번에 받았다. 정부는 이를 시작으로 매년 1세씩 단계적으로 상향해 2030년에는 만 13세 미만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금액 면에서도 지역별 차등이 생겼다. 수도권 아동은 월 10만 원이 유지되지만, 비수도권 아동은 월 5000원이 추가되고 인구감소지역은 우대지역 월 1만 원, 특별지역 월 2만 원이 더 얹힌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하면 월 1만 원을 가산 지급받을 수 있다.
부모가 야근이나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아이를 맡길 곳도 생겼다. 올해 1월 5일부터 전국 마을돌봄시설 343개소가 야간 연장돌봄 사업에 참여해 오후 6시 이후에도 아이(초등학생, 6~12세)를 맡길 수 있다.
시설에 따라 밤 10시형과 밤 12시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2시간 전까지만 신청하면 해당 시설을 처음 방문하는 경우에도 이용 가능하다.
◆ 유치원부터 초등까지 국가가 책임진다…무상지원·돌봄 확대
지난 3월부터 유치원·어린이집 무상교육·보육비 지원 대상이 4~5세로 확대됐다.
정부는 2025년 7월, 5세 지원을 먼저 시작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4세까지 추가 지원한다. 지원 인원은 27만 8000명에서 50만 3000명으로, 예산은 1289억 원에서 4703억 원으로 늘었다.
공립유치원은 월 2만 원, 사립유치원은 월 11만 원, 어린이집은 월 7만 원 수준의 학부모 평균 부담 비용이 정부 지원으로 보전된다.
같은 달 부터 초등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연 50만 원의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이 새로 지급됐다. 그동안 돌봄 서비스는 저학년 중심으로 운영돼 3학년이 되면 갑작스럽게 돌봄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용권 지급은 그 공백을 메우는 조치다.
초등 3학년의 방과후 프로그램 참여율은 42.4%에서 올해 3월 기준 57.2%로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전체 인원의 70%까지 늘리고, 내년에는 초등 4학년 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유아를 위한 아침 시간대 돌봄도 강화됐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오전 9시 정규보육 시작 전 '아침돌봄' 공백이 학부모 양육 부담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교육부는 이에 대응해 두 가지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유치원에서는 올해 3월부터 '유치원 시니어돌봄사' 배치 사업이 시작됐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협력해 운영하는 유아 돌봄 특화형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30시간 현장 특화교육을 이수한 시니어돌봄사가 유치원에서 등·하원 지도와 아침·저녁 돌봄을 담당한다. 5월 현재 전국 245개 유치원에서 408명이 활동 중이다.
어린이집에는 올해부터 '아침돌봄 담당교사 수당'이 신규 지원된다. 그간 오전 9시 이전 아침돌봄에 대한 별도 지원이 없어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원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3월 아침돌봄을 이용한 누적 영유아 수는 169만 2000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 아이를 낳으면, 노후도 든든해진다…출산크레딧 확대
출산·입양한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일정 기간을 가입 기간으로 추가 인정해주는 '국민연금 출산크레딧'이 확대 지원된다.
기존에는 둘째 자녀부터 12개월, 셋째 이상은 18개월씩 최대 50개월 한도로 인정됐다. 올해부터는 첫째 자녀부터 12개월이 인정되고, 50개월이라는 상한도 폐지된다. 출산으로 경력이 끊기는 기간도 국민연금 가입 이력으로 쌓이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나아가 지금처럼 연금 수급 시점에 크레딧을 부여하는 방식 대신, 출산 시점에 선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일·가정 양립 지원
육아휴직을 실제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도 함께 추진된다.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채용한 중소기업에 연간 최대 184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육아휴직자가 복귀 후 자발적으로 퇴사하더라도 잔여 지원금 전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도 개선됐다. 중소기업의 인력 공백 부담이 줄어들어야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월부터는 '육아기 10시 출근제' 지원사업도 시행됐다. 만 12세 이하(초등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하루 1시간 근무시간을 단축해도 임금이 깎이지 않도록 허용한 중소·중견기업 사업주에게 정부가 근로자 1인당 월 30만 원을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출근을 1시간 늦추거나, 퇴근을 1시간 앞당기거나, 출퇴근 각각 30분씩 조정하는 방식 모두 가능하다. 법적 의무가 아닌 자율 도입 방식으로,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장려금을 지급해 아이 등하교 시간에 맞춰 부모가 곁에 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이돌봄서비스도 확대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정부가 인증한 '아이돌보미'가 12세 이하 아동 가정에 방문해 연 최대 960시간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정부는 지원대상을 지난해 기준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올해 250% 이하로 확대했다. 특히 6세~12세 아동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이 상향되고, 다자녀 가정과 인구감소지역 이용 가정에는 각각 본인부담금의 10%, 5%가 추가 지원된다.
또 한부모·조손·장애·청소년부모 가구 등 돌봄 부담이 큰 가구는 1080시간까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올해 4월부터는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제와 민간 돌봄기관 등록제가 시행돼 서비스의 질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하여
올해 추진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선별 지원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모든 가정의 '일상 전반'을 지원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전과 결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현금성 지원의 확대와 함께 일하는 방식, 주거, 사회 인식 등 구조적 변화가 병행돼야 출산율 반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들을 발판으로 올해 중으로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5개년 로드맵을 확정하고, 출산·양육 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정책브리핑 김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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